설악산 대청봉에서 백담사까지
2010년 5월 29일 토요일 날씨 맑음
두딸들이 토요일 1박 2일 체험학습을 가고 ,집사람도 1박 2일로 농담반 진담반 여행을 갔다오겠다는 말에
그럼 각자 1박 2일 휴가를 보내자고 제의를 했다.
이렇게 떠나게 된 산행. 이전부터 무박 산행을 하고 싶었는데...더 없이 좋은 기회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토요일날 오후9시에 대구에서 설악산으로 출발하는 산행 버스가 있다.
토요일 오전에 직장에서 전화로 신청을 한다.
리무진버스로 예약이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와서 갈아입을 옷 가방과 산행 가방을 챙겼다.
혼자서 저녁을 대충 챙겨먹고 저녁 9시 집결지인 대구은행 범어동지점앞으로 갔다
1. 리무진 버스...내가 생각했던 그 버스와 정말 차이가 많이 난다. 1인용 좌석도 없고...
일반 버스보다 약간 넓은 좌석 앞뒤간격과 그 사이에 놓여있는 생전 첨 보는 다리 좌석(?)
2.오늘의 코스다. 지도 머리맡에는 '설악산 서북동 종주코스'라고 되어있다.
오색에서 시작해서 대청봉을 올랐다가 소청, 봉정암, 영시암.백담사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체력에 자신있는 사람은 소청삼거리에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서 공룡능선을 타고 오세암, 영시암쪽으로
넘어오고..버스에 같이 간 사람중 4명이 그쪽으로 갔다. 난 담 기회에...
3.도심의 교통체증으로 9시 50분쯤 고속도로에 진입한거 같다. 가는중에 잠시 쉬기위해 들른 안동휴게소
4.타고온 오렌지색 리무진 버스
5. 새벽 2시 30분쯤에 산행 시작 지점인 오색에 도착했다. 아직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어 사람들이 문열리기를 기다리면서 대기하고 있다.
야간 산행 금지라고 되어있네.. 2시45분부터 닫혔던 문을 열어주고 야간산행을 허용해주었다.
6. 휴게소에서 작은 손전등을 하나 샀었다. 친절히 만들어 놓은 나무 계단들. 소등했을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주 짙은 숲속의 어둠만이 주위를 감싼다. 초행길이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밤의기운을
제대로 못 느꼈는데, 다음 기회에...
7. 헥헥 땀 흘리면서 뒤돌아본 모습 , 눈 아래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달도 이쁘게 떠 올라있고
8.정상에 가까와 오면서 날도 점점 밝아온다.이제는 손전등 없이도 잘 오를수 있다.
돌아보면 또 멋진 광경이...
9.드디어 대청봉 정상에 도착했다. 5시25분이네. 중간에 참외하나 먹고 초코파이 하나 먹고 올라왔었는데
2시간 40분쯤 걸렸네. 대청봉 표지석은 사진 찍으려고 모두들 난리여서 내가 나오는 사진은 못찍고 대신...
사람들이 너무 독사진만 고집한다. 독하게 대들지 않고는 언제 찍을수 있을지 기약없어 포기
10.날씨가 좋아서 아름다운 대청봉의 일출을 마음껏 볼수 있었다.
11. 잠시 일출을 감상하고 다시 능선을 타기로 한다. 초행길이고 단체 버스를 타고
와서 넉넉하게 유유자적하기가 힘들다. 눈앞에 봉우리가 중청봉이고 중청대피소가
보인다. 올라온길을 알리는 표지판
12.중청에서 소청휴게소로 내려가는 길도 멋지다.
13.소위 소청 삼거리다. 왼쪽길은 소청휴게소로해서 내려가고 오른쪽은 희운각으로 해서
공룡능선을 타는 길로 갈수 있다. 공룡능선은 다음 기회에..나를 먼저 알고 널 타보겠다
14. 아침식사를 한 소청 휴게소이다. 어제 집에서 맨밥에 김치랑 고추장에 비벼서 김하고 먹을려고
준비해왔는데, 컵라면(3천원)을 하나 사서 밥하고 같이 먹었다. 후식으로 봉지커피도 한잔하고 (1천원)
소청휴게소에서 궁뎅이 털고 일어선 시간이 6시 35분이네.
15.소청에서 내려와 얼마 지나지 않음 봉정암이 나온다. 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절인거 같았다.
외지인들을 위한 방이 여러칸 마련되어있고 이날도 전날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사람들이 많았다
하산길이 쾌 밀렸다. 절에 있는 세안실에서 양치를함하고... 백담사길로 내려간다.
16. 이후로는 계속 계곡길을 걸었다. 아름다운 숲길도...
영시암도 지나고
17.봉정사에서 쉬지않고 계속 계곡과 숲길을 따라 쭈욱 내려왔다. 백담사를 1.5키로 정도 남기고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가져간 과일과 초코파이.비스켓으로 에너지보충을 했다.
발가락이 좀 부르텄다.
담배끊고 수영하고 조깅하고 가끔 산에도 오르내리고... 이 짓거리도 여러번 해 보니까
몸에 탄력이 많이 붙었나보다. 긴 시간 걸었지만 불쾌하지가 않고 언제까지나 계속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발가락은 따갑고 허벅지도 가끔씩 따끔거리지만...
내려오는 길에 이해인님의 글이 있어 하나 찍었다. 어떻게... 글을 읽으니까
마음이 이끌리는가?
18.백담사에는 1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여기서 타고온 버스가 대기하는 주차장까지는 차로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마을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만이 운행되고 있다. (2천원)
19.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4시였는데. 너무 일찍 내려와버렸다. 생각보다 긴 산행이 아니었네
초행길이라 시간관리를 잘 못했다. 주차장 부근에 팬션이 있어서 거기서
씻고 옷 갈아입고 4시까지 쉬었다. (1만5천원 ㅎㅎ)
모처럼 만나기 힘든 1박2일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휴가... 하루 멋지게 잘 보낸거 같다.
와이프는 1박 2일을 다써지 못하고 전날 부산갔다가 막차로 돌아왔다고 문자가 와있네.
가끔은 가족들이 헤쳐모여하는것도 필요할듯 하다. ㅋㅋ